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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 Die Musik
by 오기렌


태오


박정현 8집 - parallax 2012년

(음반 발매는 20일, 내일이기 때문에 19일 멜론에서 음원을 다운받아 들으면서 쓴 글입니다. 국내 뮤지션의 새 앨범을 이토록 손꼽아 기다리며, 한곡 한곡 곱씹으며 들어본 게 언제인지 감회가 새롭습니다.)

   1. 그렇게 하면 돼 
   2. 실감 
 3. 도시전설 
 4. 미안해 
 5. Raindrops 
 6. 서두르지 마요 
 7. 손해(損害) 
 8. Any Other Man (Feat. 2012 Tour Band Members)
 9. You Don‘t Know Me (with 이이언) 
 10. 바람소리 속에 그대가 
 11. Song For Me 
 

박정현 씨의(이하 박정현)의 정규 앨범 8집 <parallax>이 나왔습니다. 2009년 7집 <10 Ways to say i love you> 이후 3년 만이에요. 그간 <나는 가수다>의 컴필레이션 앨범들, 각종 싱글 앨범들, 사운드트랙 앨범들, <Cover me. Vol.1> 같은 스페셜 앨범 등으로 활동을 하기는 했지만, 저 같은 박정현의 고정 팬들을 만족시키기에는 아쉬움이 있었죠. 특히 7집은...(개인적인 사견을 덧붙이자면) 6집의 <Come to where i am> 같은 '걸작' 앨범 뒤에 좀 성급하게 나왔다고 생각했기에,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때문에 8집을 정말 기다렸어요.

19일로 들어서는 자정에 11곡의 8집 신곡들을 들으면서, 정말 감회에 젖고 있습니다. 박정현과 함께 늘 작업을 해 온 황성제 씨가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동영상을 통해 그랬죠.  "정말 놀라운 보컬인데, 그 보컬이 더욱 늘었다" . 그 배경에는 <나가수> 출현이 있겠지요. 박정현에게 있어 <나가수>라는 프로그램은 완전히 맞는 옷을 입은 모양새였습니다. 마치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가하면 더욱 가속도가 붙는 것처럼 박정현의 보컬은 <나가수> 이후 정말 월등하게 자신감이 붙었어요. 그 자신감이란 단지 화려한 기교가 더욱 멋을 내고 있다는 소리가 아니라, 곡을 표현하는 해석력이 더더욱 탁월해졌다는 말입니다.

확실히 이 앨범을 들어보면, 예전의 확~~질러대던 느낌은 없어요. 박정현 스스로 말했죠. 1집의 <P.S.I love you>나 2집의 <편지할게요>, 3집의 <아무것도, 아무말도>에서의 고음과 미성은 이제 낼 수 없지만, 나이가 들고 경륜이 쌓이면서 저음이 정말 좋아지고, 고음에서 더욱 선명하고 풍부한 목소리를 내게 됐다고요. <나가수> 초반에 박정현의 '고음' 팬들이 약간 불만을 가졌던 것도, 아마 4집의 <이별하러 가는 길>까지에서 느꼈던 소름 끼치는 맛이 없었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정말 목소리가 진화(?)하고 있어요. 어떤 곡을 불러도 곡의 드라마틱함을 최대로 이끌어 듣는 이들을 만족시킵니다.  

앨범을 들어보면, 그 자신감이란 단지 박정현에게만 허용된 게 아니라는 사실이 더욱 놀랍습니다. 이 앨범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작곡가군입니다. :) 황성제, 정석원, MGR 등과 같은 박정현과 이미 많은 작업을 해 온 작곡들이 한쪽에 포진해 있으면, 다른 한쪽에서는 <몽구스>의 몽구 , <Mot>의 이이언 등과 같은 '익숙하지 않은' 작곡가들과 함께 작업을 했어요. 후자의 경우, 아마도 <나가수>의 영향이 아니었으면 약간은 힘들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과감하고 신선한 작업이에요. 그런데 결과물이 꽤나 좋습니다. 몽구와 함께한 <Raindrops> 같은 경우, 비라는 소재를 활용하면서도 정말 발랄하고 가벼운 느낌으로 편하게 들을 수 있는 곡이지요. 이이언과 함께 한 <You don't know me>는 이번 앨범에서 가장 이질적인 곡인데, 차분하게 읍조리는 두 사람의 목소리가 그럴싸하게 어울립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곡은 MGR과 함께한 2번 곡인 <실감>입니다. 아마 이번 앨범에서 가장 스케일이 큰 편에 속하지 않을까 싶어요. MGR 역시 유튜브에서 공개된 녹음영상 통해 밝혔듯이, 굉장히 애착을 가지고 한 듯 싶어요. 온갖 악기가 동원되면서 화합을 이뤄가는데, 이에 기죽지 않고, 오히려 악기들을 통제해 나가는 보컬의 정말 탁월하지요. 개인적으로 박정현의 이런 대규모의 곡들이 좋아합니다. 4집의 <Plastic Flower>나, 5집의 <Single Ring>, 6집의 <Smile> 같은 곡말이에요. 하지만 <실감>은 예로 든 다른 곡들보다 훨씬 밝고 힘찹니다. 긍정적인 기운에 저마져 힘이 나는 느낌이에요.

약간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오랜 기간 작업을 해 온 윤종신과의 결과물이 없다는 점인데요. 월간 윤종신 5월호에서 <도착>이라는 곡이 정말 기가 막히게 훌륭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아쉽지요. 그런데, 혹시 리패키지가 나오면 윤종신이 준 곡을 포함시킬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 그랬으면 좋겠고요.  

이래도 내일 앨범 구매 안 하실 건가요? 아님, 음원을 다운로드 안 하실 건가요?

장-에프랑 바부제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권 2012년

 육아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되면서, 동시에 지치기고 하는 나를 위해 와이프가 선물을 사줬다. (오해 마시길! 우리는 맞벌이입니다) 별로 가지고 싶은 건 없지만 요사이 계속 불어닥친 CD 지름신 때문에 이 음반을 너무나 가지고 싶었다. 바로 장-에프랑 바부제가 연주하는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1집이다. 우연히 들었던 이 사람의 드뷔시, 하이든 음반에서 곡 해석이 너무나 맘에 들었기에 꽤나 기대를 했다. 바부제는 총 3권으로 베토벤의 피소를 전부 녹음할 계획이라고 한다. 1권에는 초기 소나타들이 포함돼 있다.

 역시나 굉장히 좋다. 페달을 적당히 쓰고 깔끔하고 발랄하게 연주하는 게 아주 맘에 든다. 베토벤의 피소는, 악보로 보기보다 실제로 연주를 하는 것이 상당히 힘들다고 하는데, 테크닉은 아주 놀라울 정도다. (특히 소나타 op.2 의 4악장 프레티시모는 정말 어떻게 연주를 했다 싶을 정도다.) Chandos 레이블의 녹음 상태도 아주 좋아서, 피아노 소리 하나하나가마치 구슬이 유리판을 흘러가는 것처럼 세련되고, 청명하게 들린다. 한 여름에 굉장히 잘 어울리는 베토벤 피소 음반.

드뷔시나 하이든의 녹음을 끝낸 것 같은데, 박스셋으로 나오면 바로 질러줄텐데. 장-에프랑 바부제, 엘렌 그뤼모, 장-이브 티보데, 알랑 플레네, 알렉상드르 타로, 안드라스 슈타이어....프랑스에는 현역으로 할동하면서, 자기만의 피아노 세계가 확실한 사람이 정말 많구나...백건우씨도 프랑스에서 활동하던가. 생각해 보니, 내가 가진 베토벤의 피소 전집은 백건우의 DECCA 판이 유일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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